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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육아일반

사이버 왕따, 또다른 사이버 폭력

요즘 청소년 범죄가 날로 흉포화 되면서 부모 입장에서 착찹한 마음을 갖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고 말이다.


아들 또래의 아이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는 CCTV 영상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법 강화가 되었든 교육의 강화가 되었든 무엇이든 간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우리 부모들이 또하나 알아둬야 하는 폭력이 있다. 바로 사이버 왕따.



사이버 왕따는 사이버 폭력의 또다른 형태로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폭력의 형태다. 이 때문에 사이버 왕따 문제에 대해, 종종 언론사에서 터져 나오는 유명인들의 악플 수준의 폭력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사이버 왕따 현상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강제적 측면이 있으며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줄 수 있는게 바로 사이버 왕따 문제다. 새로운 형태인 만큼 이러한 사이버 왕따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것의 심각성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우리 부모들이 잘 인지해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오늘 포스트를 준비해 봤다.


단순 악플 수준이 아니다.


필자도 블로그를 운영하지만 간혹 악플들이 올라온다.


필자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익명성에 기대어 가끔 똥을 싸고 간다. -_- 그럼, 그냥 살포시 무시하고 지워준다.


어느정도 면역이 되어 있다랄까? 과거에는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냥 불쌍하다 생각하고 댓글을 지우기만 한다. 뭐, 감정의 동요 따위는 없다.


이 역시 따지고 보면 사이버 폭력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이버 왕따는 필자가 일상적으로 겪는 이러한 악플 수준이 아니다. 또한, 익명성에 기대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아이들은 또래집단 속에서 학습을 하며 사회관계를 맺는다.


오프라인의 확장적 역할을 하는게 바로 사이버 공간이며 사이버 공간 안에서의 잘 아는 또래집단 구성원의 폭력은 오프라인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행해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중대하다.


또한, 사이버 왕따는 단순히 어떤 한 아이를 또래집단에 끼워주지 않는 그런 방식이 아니다. 강제적 방법을 통해 언어폭력을 가하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사이버 왕따의 대표적인 유형 중 하나가 바로 '카톡 감옥방' 이라는 형태다.


이는 우선, 가해자들이 단톡방을 만들고 왕따를 시키려는 아이를 초대해 집단적으로 욕설 등을 하는 방식이다.


그 아이가 단톡방을 나가면 계속해서 여러명이 번갈아 가면서 대화방에 초대를 함으로서 정상적인 사이버 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든다.


또한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용어로 '지인능욕'의 형태도 있다.


이는 좀더 심각한 방식의 사이버 폭력으로 나체 사진 등을 특정 아이의 얼굴과 합성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다. 이를 전문적으로 대행해 주는 계정까지 있을 정도.


비록, 본인이 아니지만 웹 상에 자신의 얼굴이 낯뜨거운 형태로 돌아다니는 것. 감수성 예민한 우리 아이들에게 이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며 정신적 문제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


과거에 사이버 폭력이라고 하면 익명의 사람들이 특정인을 비난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그 자체도 심각한 폭력이며 사라져야 할 사회의 어두운 단면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아이들에게서 발생하는 사이버 왕따는 이러한 기존의 사이버 폭력 수준을 가뿐하게 넘기는 충격을 안겨준다.


이런 상황임에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사회, 교육 시스템은 사이버 왕따 방지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참으로 안탑깝다는 생각을 한다.


아직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에 관한 부분은 일정한 처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물론,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들도 많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이버 폭력에 대한 처리 시스템, 교육 시스템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아이들은 사생활 보호에 대한 개념조차 아직 명확하게 갖고있지 못한 경우도 허다한게 현실이다.


때때로 오프라인상의 폭력 보다도 더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사이버 왕따와 같은 폭력행위들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대책들이 마련되어 가기를 진심으로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