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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건강상식

동네 병원, 화려한 경력에 속지 마라!

넘쳐나는 동네 병원들..


의사는 물론, 최고의 직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대형병원을 나온 순간부터 의사들은 치열한 경쟁에 내 몰리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병원 진료를 볼 때 비용도 물론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그 보다는 누가 더 잘 치료를 해 주느냐~ 이것을 더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환자들의 쏠림현상도 심한 분야가 의학의 분야다. 실력없는 의사는 더욱! 도태되기 쉬운 분야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네 병원들도 환자유치에 적극적이며,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어필하기 위해 노력한다.


병원 안에 들어가 보면 한쪽 벽면에 진료의사의 화려한 경력들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환자들은 본능적으로 해당 의사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느 병원에서 근무했는지를 스캔하기 때문에 최대한 어필할 수 있는 경력들은 죄다 넣는 것이다.


그럼, 이러한 화려한 경력들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것일까?



전공의, 의학박사 어떤게 더 가치있는가?


사회적으로 '박사'는 상당한 신뢰를 주는 감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 보면 의학박사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제법 있다.


그러나 의학의 세부 분야는 무수히 많으며 심지어 의학의 역사를 다루는 인문학적 세부전공 분야도 있다. 물론, 의학박사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지만, 문제는 어느 분야의 의학박사인지를 일반인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피부과 전문의 · 의학박사 타이틀이 감추고 있는 것.


우리는 병원의 의사 경력 란에 '피부과 전문의 · 의학박사' 라는 식의 타이틀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면, 해당 의사는 피부과 전문의이자 피부 전공 의학박사라고 생각하기 쉽다.


같은 피부과를 가더라도 전문의이자 의학박사라면? 좀더 깊은 연구와 경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이야기 해서 피부과 전문의이자 미생물학 의학박사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표기 자체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환자를 호도하는 이런 식의 타이들들이 만연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부분은, 해당 과의 '전공의' 인지를 살피는 것이다.


특정 세부 전공에 대한 전문의 타이틀을 가지려면 최소 4년이 걸리며 논문이 통과되야 한다. 내가 진료받는 분야의 전공의를 찾아 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의사들은 마케팅적 관점에서 의학박사 타이틀을 따기 위해 따기 쉬운 세부전공분야을 선택하고 지방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 우리가 알아야 할 냉정한 현실이다.


어떻게 전공의를 가려낼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전공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행이도 이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인지하기 쉽다. 바로,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간판의 표기 원칙만 상식적 관점에서 알아도 전공의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 했듯, 전공의 타이틀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최소 4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절대다수의 의사들은 하나의 전문의 자격증만을 취득한다. 물론, 간혹가다 2개, 3개 정도의 전문의 자격증을 갖는 경우도 있다.


외과 전문의이자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경우처럼 상호 보완되는 과에서 의사의 의지에 따라 추가적인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경우 등이다.(그러나,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빨리 나와서 돈 벌어야 하니.. -_-)


아무튼, 병원의 간판에 OOO 의원 이라고 써 있다면? 의원 앞에 있는 세부전공이 바로 해당 분야 전공의라는 것을 의미한다. 간혹, '산부인과 의원' 의 타이틀을 달고 진료과목으로 피부과, 소아청소년과 등을 명기해 놓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는 산부인과를 전공했지만 피부과와 소아청소년과 진료도 본다는 의미이다.


의사들은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과의 과목도 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의 간판도 가능한 것이다.



외래교수, 해외연수는 아무것도 아니다.


다음으로 짚어볼 것이 바로 가장 흔한 'OOO대학 외래교수' 라는 타이틀이다.


이 역시, '교수'라는 직함이 주는 후광효과를 노리는 마케팅에 불과하다. 실제 1년에 한두번 해당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외래교수 타이틀을 갖는 경우가 많은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사실 이는 꼭 의학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T.V 언론사의 패널들 중에 흔히 나오는 타이틀 중에 하나가 바로 외래교수라는 직함. 우리나라 사회에서 외래교수는 경력을 돋보이게 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는 점은 강조하고 싶다.


해외연수 경력도 믿을게 못된다.


또하나 환자들을 호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외국의 유명 대학의 해외연수 경력을 명기해 놓는 것. 이 역시도 진실을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


1~2주 단기연수를 다녀와서는 해외연수를 했다고 간판에 넣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다 그렇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게중에는 의학적 소신에 따라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진심을 다해 공부하고 온 분들도 있기 때문.


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순한 스펙쌓기용 단기연수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우리 일반인들이 알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 우리는 그저 의사를 소개하는 간판에 어지럽게 영어로 써 있는 것에 압도될 뿐이니 말이다.


화려함에 속지 마라!


오늘 소개한 동네 병원들의 행태들은 너무나도 일반화 되어 있는 것들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화려한 스펙의 나열들이 조금은 자제되는 분위기도 읽힌다.


아무튼, 병원을 선택할 때에는 그냥, 어느 분야의 '전공의' 인지만을 따져보고 어느 병원에서 얼마나 근무했는지 정도만 체크해도 무방하다. 전공의라는 것 자체가 의사에게는 가장 큰 스펙이며 무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슨 외래교수, 어디 연수, 의학박사 등의 내용들이 어지럽게 소개해 놓고 있다면? 조금은 삐딱하게 볼 필요도 있는 것이다. 물론, 1차 의료기관인 개인병원은 이윤추구를 주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들이다. 이런 이유로 그러한 그들의 마케팅적 조치들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다만, 현명한 의료 소비자가 되려면 박사, 교수, 연수의 타이틀을 그 의사의 실력과 그대로 연결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스펙과 실력은 서로 다른 것이고 게다가 위의 타이틀들은 생각보다 쉽게 그들이 취득하는 것들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