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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아이건강

아이들의 가벼운 감기, 꼭 치료 받아야 할까?

자연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기 등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이는 것을 꺼리는 부모님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는, 어찌보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아예 예방접종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것이 지나쳐서 극단적인 형태로 종종 표출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킨 소위, '안아키' 사태는 이러한 자연치유에 대한 맹신이 가져온 극단적 방임이기도 하다.



뭐, 이렇게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가벼운 감기와 같은 질병에 대해서는 가급적 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으려는 부모님들이 많이 계신다. 하지만, 필자는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에게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아이들은 언듯 감기로 보여도 감기가 아닌 경우가 꽤 많이 발생하며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부모가 아닌 의사들인 것이라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감기라 단언할 수 있는가?


감기의 전형적인 증상은 열, 콧물, 기침 등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병은 '열'을 동반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특히, 바이러스성 질환의 경우에는 외부에서 침투한 바이러스와 대항해 싸우기 위해 우리 몸을 준비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체온을 올리는 것이다.


수족구나, 구내염, 인플루엔자 등은 모두 상대적으로 높은 열을 동반하며 언듯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언듯 가벼운 감기 증세로 보여도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 감기라 하더라도 아이들의 감기는 여러가지 합병증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감기 합병증이 바로 중이염이다.


귀와 코의 연결부위가 짧고 성숙하지 못한 우리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무척이나 높으며 소아 및 영유아들의 약 30% 정도는 감기로 인한 중이염을 앓는다.


물론, 병원에 간다고 해서 발병할 합병증을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합병증이 발병했을 경우에 이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곳은 병원 뿐이며 적절하고 빠르게 대처했을 때 병을 키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역시 가벼운 감기라 하더라도 아이들을 병원에 반드시 데리고 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악화될 수 있다.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감기라는게 초기에는 약하게 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 강도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초기 미열과 가벼운 콧물 등의 증상이 보여도 시간이 지날 수록 고열로 변화하는 등의 병의 진행이 있을 수 있다.


감기라는게 근원적인 치료법은 없다 하더라도 호흡기 치료, 해열제 처방 등과 같은 대증적 요법을 활용해 아이들이 감기를 좀더 편안하게 이겨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치료 없이 자연치유에만 의존하는 것은 축구 선수에게 90분 동안 물 한모금 먹지 말고 뛰라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90분간 뛸 수는 있겠지만 그 운동선수는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고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몸의 균형이 어긋나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가 아픈 것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가벼운 감기를 비롯한 절대다수의 질병들은 병원에 가지 않아도 후유증 없이 자연치유가 된다. 하지만, 아이가 힘들지 않게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또한, 적은 확률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위험한 상황들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항생제가 걱정되면 의사와 상담해라.


약에 대한 내성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를 걱정해 병원에 가지 않고 약을 꺼리는 부모님들이 계신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관점에서도 항생제의 사용이 빈번한 국가여서 이에 대한 우려가 큰 편이다. 이런 이유로 국가에서는 항생제 처방률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관련 읽을꺼리> 감기 환자 70% 넘게 항생제 처방하는 병원엔 페널티 - 중앙일보


다만, 약이라는게 안정성이 검증되어 세상에 나온다는 점에서 지나친 걱정은 기우라는 생각이다. 만일, 항생제 과다 처방에 대한 걱정 등이 있다면? 의사에게 이야기 해서 항생제를 꼭 먹여야 하는지 물어보고 아니라면 빼고 처방해 달라고 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오늘은 아이들 감기 이야기를 해 봤는데, 아이들은 가벼운 감기라도 우선 병원에 방문해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점! 강조해 본다. 우리는 의사가 아니다. 심지어 의사들도 청진기를 대고 목과 귀를 살피는 진찰과정을 거쳐야 아이가 정확하게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알 수 있다.


섣부르게 예단하지 말고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인다 하더라도 우선 진찰을 받아 보도록 하자. 약을 먹이고 안먹이고는 이 이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